[음악춘추] 제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1위 입상자 "바리톤 공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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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_concours2
작성일
2008-11-2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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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국제음악콩쿠르 성악부문에서 1등의 영광을 차지한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번 콩쿠르가 한국에서의 활동을 여는 교두보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11월 25일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무대를 마치고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11월 27일 한국에 도착했다는 공병우는 1차 예선 두번 째 날인 29일에 1차 예선을 치렀다. 그 때는 긴장감이 있어서 피곤한 줄 몰랐지만 준결선인 3차에서는 체력적으로 많이 피곤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고비를 넘기고 나니 결선을 치를 때는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며, 콩쿠르가 매끄럽게 진행됐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콩쿠르의 연령제한이 남자는 35살까지인데, 성악부문이 다시 열리는 2010년이 되면 연령제한으로 인해 참가할 수가 없어 마지막으로 이번 콩쿠르에 도전해 보았다는 공병우. 그는 이미 2000년 프랑스 툴루즈 국제성악콩쿠르 대상, 2001년 프랑스 파리 국제성악콩쿠르 2위, 2002년 프랑스 마르망드 국제성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잘 한다는 칭찬은 들었지만 노래를 공부하겠다는 생각은 안 해 봤습니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1학년 때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가 내가 잘하는 것이 노래니까 대학에 가서 성악을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그래서 서울대에서 공부한 후 국비장학생으로 프랑스 마르세이유 국립오페라센터에 가게 되었는데, 프랑스의 이 학교는 저와 음악적 스타일이 잘 맞았습니다."
아비뇽 극장에서「코지 판 투테」로  데뷔하여 현재까지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프랑스 마시 극장에서「라보엠」, 노르웨이 크리스찬 샌드 극장에서「돈 조반니」, 스페인 사바델 극장에서「피가로의 결혼」등 35개의 오페라 작품에 출연한 바 있다.
"성악에도 단계가 있기 때문에 소리를 다듬는 과정의 젊은 성악가라면 드라마틱한 작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소리를 가졌어도 레퍼토리 선정에서 너무 무거운 것을 하면 젊은 소리로 다시 돌아오기 힘들기 때문에 어떤 소리를 내더라도 몸이 견딜 수 있게 되었을 때 해야 하지요. 저 역시 변해가고 있는 단계인데, 이번 대회를 겪으면서 이제는 조금씩 그런 작품을 시작해도 몸에 무리가 덜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베르디의 오페라「오텔로」의 이아고 역을 꿈꾸고 있지만 아직은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잇는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오텔로」은 인간심리에 대한 깊은 통찰과 감정 묘사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베르디는 빨리 작품을 완성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오텔로」는 몇 년에 걸쳐 작곡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지요.「오텔로」가 제목이라 오텔로가 주인공인 것 같지만 이아고를 중심으로 사랑과 배신이 전개됩니다."
음악적 재능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미켈란젤로가 대리석상 안에서 다비드를 보았듯이 이미 우리 몸 안에 있는 음악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거저 얻은 재능이기 때문에 세상과 공유해야 한다며, 수입의 일부를 모아 불우한 이웃을 돕는 모임을 만들어서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오는 1월 25일에는 몽펠리에 극장과 연계하여 북한 어린이를 돕는 음악회를 개최하여 그 수익금 전액을 북한 어린이 돕기에 사용할 예정이며, 4월에서 6월까지는「코지 판 투테」에 출연한다.

글_배주영 기자 / 사진_김석령

음악춘추 2008. 1월호
음악현장-인터뷰(Page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