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재단법인 1주년 KBS교향악단, 요엘 레비와 새출발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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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_concours2
작성일
2013-10-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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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5월15일 열린 '요엘 레비 초청 KBS교향악단 특별연주회' 2013-09-27

"온화하게 보이는 얼굴에 속지 마라."

내홍을 겪은 뒤 선장 없이 1년간 표류한 KBS교향악단(사장 박인건)을 이끌게 된 프랑스 국적의 지휘자 요엘 레비(63)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인상이 따뜻하게 느껴진다고 하자 이 같이 너스레를 떨었다.

KBS교향악단은 리더십을 갖춘 선장을 절실하게 필요로 했다. 지난해 물러난 상임지휘자 함신익(56) 음악감독과 단원들의 갈등, 같은 해 9월 재단법인화로 진통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27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KBS교향악단 마스터피스 시리즈 III'의 하나로 재단법인 출범 1주년을 기념하는 '제673회 정기연주회'는 레비의 리더십을 확인하는 계기였다.

레비는 이 단체의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 지명된 뒤 처음 연단에 올랐다. KBS교향악단에게 그러나 본래 낯설지 않은 인물이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 3차례 정기연주회에서 실력을 뽐내며 주목받았다.

지난 5월15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하이든홀에서 열린 '요엘 레비 초청 KBS교향악단 특별연주회'에서 단원들과 최종 궁합을 맞췄다.

그만큼 레비와 단원들의 호흡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에 공개된 드레스 리허설에서 레비가 수차례 지적한 베토벤의 '삼중협주곡 C장조, 작품 56' 도입부의 강약이 본 공연에서는 제대로 정돈됐다.

이날 공연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작품 84'로 시작해 '삼중협주곡 C장조, 작품 56'을 거쳐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 f단조, 작품 36'로 마무리됐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양성원(46)과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바이올리니트스 클라라 주미 강(26), 피아니스트 게오르기 그로모프(33)가 '삼중 협주곡'을 협연하며 긴장감 넘치는 연주를 들려줬다. 특히, 양성원과 클라라 주미 강의 주고 받는 호흡이 일품이었다. 

레비는 말러나 시벨리우스의 대작 교향곡 지휘에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이날 프로그램은 단원들에게 물어봐서 결정됐다. 그가 단원들과 호흡을 얼마나 중요시하고 있는지 방증하는 부분이다.

인터미션 전에만 커튼콜이 4차례 이어졌고, 앙코르만 2번 나왔다. 이날 청중들의 박수도 우렁찼는데 연주의 질 여부를 차치하고서라도, 새로운 출발에 대한 응원이 묻어났다.

KBS교향악단 관계자는 "연습 때 어느 때보다 진지하면서도 화기애애했다"면서 "레비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레비는 아직 본격적인 임기를 시작하지 않았다. 2014년 1월 시작된다. 2015년 12월까지 2년 동안 정기연주회 12회와 특별연주회 등 연간 20회를 지휘할 예정이다.

문제는 아직 산적했다. 특히 법인화 과정에서 단원의 약 70%가 소속을 옮기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 KBS에서 파견 근무 형태로 연주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단원들의 화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지휘 실력을 증명해나가는 것도 숙제다.

그간 문제가 됐던 KBS교향악단 오디션 진행은 신규 단원들에게만 적용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레비는 단원들을 대상으로 '일렬로 세워서 보는' 오디션은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레비는 28일 트럼펫 수석과 단원, 트럼본 수석, 클라리넷 수석 등 신규 단원 4명을 뽑는 심사를 맡아 '레비호'의 닻을 올릴 준비를 한다.

이재훈 기자 realpaper7@newsis.com

뉴시스 2013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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