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너무 바빠 불면증도 도망갔어요”
작성자
admin_concours2
작성일
2011-11-28 16:21
조회
272
이달 말 첫 독주음반 나올 예정
“연주회 팽팽한 긴장감 즐겨요”
빈체로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4·사진)은 최근 2년간 눈부신 성취를 이룬 젊은 연주자다. 2009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뒤 2010년 6월 일본 센다이 국제 콩쿠르, 같은 해 9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그의 연주 무대는 두 손으로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아졌다. “올 들어 일주일 간격으로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있다”는 그를 18일 만났다.
“올해 여러 건의 해외 공연을 취소하고 한국 연주회에 힘을 쏟았어요. 2009년 서울에서 거둔 국제콩쿠르 우승이 연주자로서 출발점이었어요. 독일에서 나고 자란 제가 서울로 유학을 와서 많은 걸 배웠어요. 그 감사한 마음을 연주로 보답하고 싶어요.”
올해 4월 교향악축제, 5월 손범수 진양혜의 토크콘서트, 7월 대관령국제음악제, 10월 부천필과의 협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개관 기념 리사이틀…. 28일에는 드레스덴 카펠졸리스텐과 협연하고 다음 달엔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이달 말 ‘모던 솔로’라 이름 붙인 첫 독주 음반도 나온다. 내년에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도 연주한다.
“지난해 국제 콩쿠르 두 개를 연달아 나가면서 ‘내가 선택했지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연주를 계속하며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픈 마음이 컸죠. 지금도 공연을 하나 끝내면 다음 연주회 레퍼토리 연습하기도 빡빡한 스케줄이라 제가 스스로 별명을 달았어요. ‘라스트 미닛(last minute·막판)’이라고요.(웃음)”
그 덕분에 10대 때부터 지독하게 고생했던 불면증이 사라졌다.
“피곤한데 잠을 이루지 못해 힘들어하던 어느 날 아버지(강병운 서울대 음대 교수·성악가)가 말씀하셨어요. 연주자는 서서도 잘 줄 알아야 한다고요. 외국 공항 셔틀버스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안네소피 무터를 봤는데 버스 손잡이를 잡고 서서 쿨쿨 잘 자더래요. 건강과 자기관리가 연주자에게 필수 요소라는 거죠.” 그는 색깔이 분명한 연주자다. 자신의 해석과 느낌에 충실하다. 지금은 비발디 ‘사계’를 함께 연주할 드레스덴 카펠졸리스텐이 한국에 도착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사계는 관객들에게 워낙 익숙한 작품이라 어떻게 해석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계절의 느낌과 색깔을 떠올리면서 음색을 만들어보려고요. 제가 특히 좋아하는 ‘봄’의 2악장은 포근해지려는 무렵에 꿈틀대는 희망이 담겼고, ‘겨울’ 2악장은 크리스마스 때 온 가족이 둘러앉아 따끈한 차를 마시는 듯하답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동아일보 2011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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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 팽팽한 긴장감 즐겨요”
빈체로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4·사진)은 최근 2년간 눈부신 성취를 이룬 젊은 연주자다. 2009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뒤 2010년 6월 일본 센다이 국제 콩쿠르, 같은 해 9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그의 연주 무대는 두 손으로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아졌다. “올 들어 일주일 간격으로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있다”는 그를 18일 만났다.
“올해 여러 건의 해외 공연을 취소하고 한국 연주회에 힘을 쏟았어요. 2009년 서울에서 거둔 국제콩쿠르 우승이 연주자로서 출발점이었어요. 독일에서 나고 자란 제가 서울로 유학을 와서 많은 걸 배웠어요. 그 감사한 마음을 연주로 보답하고 싶어요.”
올해 4월 교향악축제, 5월 손범수 진양혜의 토크콘서트, 7월 대관령국제음악제, 10월 부천필과의 협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개관 기념 리사이틀…. 28일에는 드레스덴 카펠졸리스텐과 협연하고 다음 달엔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이달 말 ‘모던 솔로’라 이름 붙인 첫 독주 음반도 나온다. 내년에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도 연주한다.
“지난해 국제 콩쿠르 두 개를 연달아 나가면서 ‘내가 선택했지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연주를 계속하며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픈 마음이 컸죠. 지금도 공연을 하나 끝내면 다음 연주회 레퍼토리 연습하기도 빡빡한 스케줄이라 제가 스스로 별명을 달았어요. ‘라스트 미닛(last minute·막판)’이라고요.(웃음)”
그 덕분에 10대 때부터 지독하게 고생했던 불면증이 사라졌다.
“피곤한데 잠을 이루지 못해 힘들어하던 어느 날 아버지(강병운 서울대 음대 교수·성악가)가 말씀하셨어요. 연주자는 서서도 잘 줄 알아야 한다고요. 외국 공항 셔틀버스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안네소피 무터를 봤는데 버스 손잡이를 잡고 서서 쿨쿨 잘 자더래요. 건강과 자기관리가 연주자에게 필수 요소라는 거죠.” 그는 색깔이 분명한 연주자다. 자신의 해석과 느낌에 충실하다. 지금은 비발디 ‘사계’를 함께 연주할 드레스덴 카펠졸리스텐이 한국에 도착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사계는 관객들에게 워낙 익숙한 작품이라 어떻게 해석할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계절의 느낌과 색깔을 떠올리면서 음색을 만들어보려고요. 제가 특히 좋아하는 ‘봄’의 2악장은 포근해지려는 무렵에 꿈틀대는 희망이 담겼고, ‘겨울’ 2악장은 크리스마스 때 온 가족이 둘러앉아 따끈한 차를 마시는 듯하답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동아일보 2011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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