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교향악축제가 끝났다. 스물네 번째 봄에 다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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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_concours2
작성일
2011-11-28 16:1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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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부산 시향의 공연을 끝으로 ‘2011년 교향악 축제’가 끝났다. 마지막 날은 특별히 악장 사이 사이 박수치는 게 허용됐다? 물론 아니다. 원래 악장 사이 박수는 연주자의 몰입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금하고 있는 게 사실. 그럼에도 20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은 악장 사이 조용히 박수치는 관객들로 인해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매 악장마다 흡인력 있는 연주 및 지휘를 들려주고 보여줘 관객들의 몰입이 최고조에 달한 결과 자연스럽게 박수가 흘러나온 것이다. 연주자들과 영혼의 교감을 나누는 듯 온 몸을 이용해 지휘를 하는 리 신차오로 인해 악장 사이 들리는 박수가 감상에 방해 되기보다 하나의 연주로 간주될 정도였다.
프랑스 작곡가 베를리오즈는 “청중은 음악을 들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제목을 들으로 온다”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베를리오즈의 교향곡 ‘이탈리아의 해롤드’를 들고 나온 지휘자 리 신차오는 “악단이 연주하는 음악을 들으러 오는 것이 아니라 지휘자의 지휘음악을 들으로 온다”는 후문을 낳게 만들었다. 장중진이 연주하는 비올라와 김영립 수석의 하프 연주로 감동의 문을 연 부산시립교향악단은 행복과 환희, 고뇌와 우수가 섞인 환상적인 연주를 이어갔다. 2악장의 비올라 독주의 섬세한 선율, 미뉴에트 풍의 3악장에 이어 광적인 4악장으로 마무리 되자 객석 분위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리 신차오가 작품 제목에 나오는 청년 ‘헤롤드’이자 작곡가 ‘베를리오즈’가 되어 지휘의 향연을 선사한 결과이다.

 

2부에서 선보인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은 서정적인 분위기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3악장 아다지오에 이르러 손 끝으로 조용히 오케스트라를 조리하는 듯한 지휘자의 모습에 악장의 느낌이 온연히 체감됐다. 흔히, 알레그로 비바체 악장에서 과장된 제스처를 선보이며 휘몰아치는 지휘법은 많이 봐왔다. 리 신차오는 빠른 악장에서도 돋보였지만, 느리게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서도 바쁜 지휘자의 모습을 선보여 매 순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2012년에 열리는 스물네 번째 교향악 축제에도 꼭 다시 만나고 싶은 지휘자이자 악단이었음은 두말 할 필요없다.

19일은 인천시립교향악단의 날이자 브람스의 날이었다.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2중 협주곡’을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과 철리스트 홍수경과 협연한 인천시향은 관악파트와 타악파트가 돋보였다. 홍수진이 뽑아내는 묵직한 바이올린 선율과 이에 답하는 홍수경의 진한 첼로음 역시 완벽한 하모니를 자아냈다. 친절한 해설로 유명한 금난새 지휘자는 교향곡 1번을 연주하기 전 말문을 열며 관객과 소통했다. "20년이 걸려 만든 명작을 우리는 40분내 들을 수 있다"는 인상적인 말을 남기며 각 악장별 특징을 요약해서 들려줬다. '브람스'라는 부드러운 어감의 작가이름 역시 금난새 지휘자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찰떡 궁합이었다.

앙콜 곡 역시 브람스의 헝가리언 댄스 1번이었다. 물결치는 음악, 리듬타는 지휘자의 팔놀림에 짧은 앙콜곡이 끝나자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금난새 지휘자는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가장 나중 퇴장하며 무대를 지켰다. 그렇게 박수는 계속되고 브람스의 밤은 깊어갔다. 그 사이 2011년 봄은 지나가고 있었다.

한편, 교향악 축제가 열리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옆 리사이트 홀에서는 LG와 함께하는 제7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가 열렸다. 4월 12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서울 국제음악콩쿠르 1차 및 2차 예선에 이은 준결선 결과 4개국 6명 연주자들이 합격했다. 한국인 김현정, 정한빈 외 숀 천(미국), 게오르기 그로모프(러시아), 천윈제(중국), 크리스토퍼 구즈먼(미국)이 주인공이다. 결선은 23, 24일 양일간 열리며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브람스,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중 한 작품을 선택하여 이대욱 지휘로 수원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한다.

입상자에게는 5만 달러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상금과 함께 국내외 정상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리사이틀 등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더불어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유네스코(UNESCO) 산하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www.fmcim.org)의 공식 회원으로, 콩쿠르에 참가한 한국인 남자 1, 2위 입상자는 병역 특례 혜택을 받는다.

 

공연전문기자 정다훈(otrcoolpen@hanmail.net)

 

세계일보 2011년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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