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수상한 김태형, 임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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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_concours2
작성일
2008-11-28 14:22
조회
212
지난 4월 26,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 결선 진출자들의 뜨거운 경쟁이 이루어졌다. 음악을 통한 국제적인 문화 교류와 재능 있는 신인 발굴의 장으로 꼽히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올해 4회째로 피아노 부문으로 치루어졌다. 국제적인 대회인만큼 총 26개국 145명이 참가하였으며 이 중 최종 6명이 결선무대에 올랐다.
예비심사, 1차, 2차, 준결선 심사를 거쳐 결선에서는 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이루어진 콩쿠르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연주자들의 많은 참여가 눈에 띄었는데, 이것은 서울국제음악콩쿠르의 높은 인지도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수상자는 1위 마리야 킴(우크라이나), 2위 알렉세이 고를라치(우크라이나), 3위 김태형(한국), 공동 4위인 에릭 주버(미국), 임효선(한국), 6위로는 마리아나 프레발스카이아(스페인)이며, 특히 1위를 거머쥔 마리야 킴(우크라이나)은 고려인 3세라는 사실이 알려져 이목을 끌었다. 1위 수상자에게는 5만달러의 상금과 국내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기회, 그리고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인 낙소스의 후원으로 헝가리, 독일에서 음반 녹음, 제작을 하게 된다. 심사위원은 총 11명으로 신수정(서울대학교 초빙교수), 이경숙(연세대학교 교수), 노지마 미노루(일본), 도미니크 메를레(프랑스), 쉬중(중국) 등이 초빙되었다. 이번 콩쿠르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은 한국 음악계의 유망주 김태형, 임효선을 통해 우승소감과 함께 콩쿠르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음악 색깔 좀 더 구체화하는 기회 3위 김태형


콩쿠르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영광스러운 시간들이었다고 전하는 김태형은 지난 2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독일로 유학 준비 중에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준비하는 마지막 콩쿠르에서 좋은 결과를 내어 기쁘고, 자신이 찾고자 하는 음악의 색깔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한다.
"저는 콩쿠르에서 가능한 음악적으로 자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선곡 또한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이번 콩쿠르의 프로그램은 연주한 경험이 있는 곡 50%, 새로운 곡 50%로 구성했구요. 가능한 대중 앞에서 많이 연주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게 연주회장이든 학교 연습실에서 친구 앞에서건 말이죠."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서울에서 개최된 대회이니 만큼 집에서 머물며 연습할 수 있었던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시차나 장소에 따로 적응할 필요가 없어 신체적, 정신적으로 부담을 덜 수 있어서 좋았던 반면, 아쉬운 점도 있었다고. 콩쿠르장에 가서 직접 참가자들의 연주를 들을 수 없었기에 연주가 끝나고 그들의 느낌이나 생각들을 함께 공유할 수 없었다는 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한다.
작곡가의 의도를 충실히 표현해냄과 동시에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담아내려 노력하는 김태형은 작품에 접근하기 위해 제일 우선 그 곡에서 느껴지는 메시지를 찾아내려 한다고,
"작품에서 가령 슬픔이 느껴진다면 슬픔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을거예요. 예를 들자면 애틋한 슬픔이나 혹은 겉으로 내색하려하지 않는 슬픔 같은 것들이 있겠죠. 그런 다양한 종류가 있을거예요. 예를 들자면 애틋한 슬픔이나 혹은 겉으로 내색하려하지 않는 슬픔 같은 것들이 있겠죠. 그런 다양한 슬픔의 감정들 중에서 곡에서 느껴지는 건 어떤 것인지를 찾는 거예요. 그리고 저만의 색깔이나 표현을 통해 청중에게 잘 전달되도록 노력합니다. 그것을 같이 공유하는 것이 저의 목표이구요."
위대한 음악을 통해 청중과 일체되는 순간을 제공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는 그는 같은 것을 느끼고 공유할 수 있는 기쁨을 제공한다는 건 하나의 축복이라고 말한다. 이번 콩쿠르를 통해 더욱 정진해 나가야겠다는 목표가 생겼으며 앞으로 자신의 음악색깔을 선명히 해 나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포부를 밝히는 김태형을 보며 한국 음악계의 밝은 앞날을 볼 수 있었다.

<김태형>
예원,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2nd Interalken Classics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 in Bern 1등. 8th Concours International de Musique du Maroc 1등 수상. 서울예술고등학교 오케스트라, KBS 교향악단, Tokyo Symphony Orchestra, L'Orchestre National de France 등과 협연.


경쟁이기 전에 최선을 다하는 배움의 시간 공동 4위 임효선


현재 독일 하노버 음대에 재학 중인 임효선은 "한국에서 10년만에 주최되는 의미있는 콩쿠르에서 수상하게 되어 영광스럽고 기쁩니다." 라는 수상소감과 함께 이 콩쿠르를 통해 한국인으로서 책임감과 자부심을 더욱 크게 되었다고 전한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는 국내외의 실력있는 젊은 음악도들이 대거 출전하여 실력을 겨뤘던 만큼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다른 출전자들을 신경쓰기 보다 항상 저 자신을 이기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충분히 보여주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믿거든요. 그렇기에 남과 경쟁이라고 생각하기보단 자신과의 경쟁에 중점을 맞추는 편입니다. 서울에 연고지가 없는 저는 외국 참가자들이 머무는 호텔에서 같이 지내며 대회에 참가했는데요. 그러면서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콩쿠르에서 경쟁을 하기에 앞서 음악을 사랑하며, 서로 돕고 배우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 더 아름다운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음악인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지요."
외국에서 갖는 무대보다 국내 연주에서 더 긴장하게 된다는 임효선은 결과를 기다리고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2주간의 시간들이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정작 무대에 올라 연주할 때 만큼은 긴장하지 않게 된다는 그는 무대 위에서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였다.
연주 도중 작은 부상이 있었는데, 최종 결승 무대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 하던 중, 손톱 및 살갗이 떨어져 버렸고 임효선은 많은 통증이 느껴지는 가운데서도 끝까지 연주를 해냈다.
"연주하면 긴장해서 아프지 않다고 들은 적이 있는데 아니더라구요. 마음속으로 '나는 아프지 않다'를 되뇌이며 연주를 계속했어요. 우선 무사히 곡을 마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한편으로 최상의 연주를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큽니다."
고전 뿐만이 아니라 모든 장르를 섭렵하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그는 이번 무대에서 낭만주의 시대의 곡들을 연주함으로써 그 목표가 어느 정도는 달성하게 되어 기쁘다고.
올해에는 독일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등에서 연주가 예정돼 있으며 10월에 한국에서 박은성의 지휘로 수원시향과 협연이 있을 예정이다. 앞으로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음악을 통해 나타내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임효선의 높은 비상을 기대해 본다.

<임효선>
서울예고. 서울대 수석입학 재학 중 도미. 미국 커티스 음대를 졸업. 커티스 재학 당시 1년에 한 명의 유망한 학생에게 돌아가는 festorazzi  수상.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5위. 이탈리아 비오티 콩쿠르 1등, 청중상, 특별상 수상. 베토벤 콩쿠르, 미국 오벌린 콩쿠르, 하마마추 콩쿠르, 힐튼헤트 콩쿠르에서 입상. 챔버뮤직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첼리시트 미샤마이스키, 다니엘리,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아놀드 슈타인하트 등과 다양한 연주 활동을 가진 바 있으며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무대를 가져오고 있다. 현재 독일 하노버 음대 최고 연주자과정과 이탈리아 이몰라 아카데미 재학 중.

글_장혜진

월간 the Music. 2008. 6월호
Bravo! (Page 9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