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국립오페라단 ‘라보엠’ 공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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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_concours2
작성일
2007-11-28 13:38
조회
206
꽉찬 객석…성악가 기량 아쉬워

8일 저녁 7시30분 오페라극장에선 젊은 예술가들의 보헤미안적 삶과 사랑을 노래한 푸치니의 <라보엠>이 무대에 올랐다. 대개의 오페라 공연과 달리 어린이와 학생들이 많이 보여 고무적이었다. 이들이 주로 찾는 3~4층 객석은 항상 꽉 차 있다고 한다. 첫 장기 공연에 긴장했던 주최쪽은 뜻밖의 호응에 놀라고 있다. 발레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연말 상설 공연으로 만들겠다는 포부에 서광이 비치고 있는 것이다.

장바닥의 떠들썩한 장면을 연출한 2막의 동선은 효과적이었고, 3막의 입체적인 무대 역시 새로웠다. 그러나 이날 무대에 선 성악가들의 기량은 실망스러웠다. 오케스트라의 기세에 눌려 존재 증명에 실패한 형국이었다. 메인 앙상블이라 할 수 있는 A팀(박정원 신동호 오미선 오승용 주연)의 공연이라 실망은 더욱 컸다. 평을 종합해보면, 가장 젊은 C팀(김세아 정능화 김현심 이응광)이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연공서열의 인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스타를 발굴해야 한다는 주문을 국립오페라단은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오페라 공연이 ‘길어질 수 있는’ 길이다. 내년부터 새로 3년 임기를 시작하는 정은숙 단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국립오페라단·크레디아 제공

한겨레 2007. 12.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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