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성악계 뜨는 별들 “세계무대 진출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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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7-11-2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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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개막하는 제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서 열전을 펼칠 각국의 참가자들. 변영욱 기자

“넘버 39입니다.” “아∼!”

2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동아일보와 서울시가 주최하는 ‘LG와 함께하는 제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참가한 14개국 39명(해외 20명, 한국 19명)이 출전 순서를 추첨하는 순간, 긴장감이 흘렀다. 추첨표를 한 번 뽑으면 1차 예선, 2차 예선, 준결선, 결선까지 이 순서대로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1번을 뽑은 김주택(바리톤·21)은 대회 기간 늘 처음으로 무대를 서야 하기 때문에 ‘부담 100배’를 느끼는 듯했다.


○ “심사위원 수준 높고 5만 달러 상금 파격”
이 대회는 서울에서 열리는 첫 국제성악콩쿠르인 데다 1등 상금이 5만 달러라는 파격적인 거액이어서 지구촌 성악계의 ‘뉴 스타’가 상당수 모였다.

미모의 소프라노 로셸 바드(31)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오페라극장의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등 주역을 맡아 왔다. 그는 “심사위원의 수준이 높아 세계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응원하러 온 동생 멀린다 베커(25)는 “나도 성악을 공부하는데 재능 넘치는 가수들의 테크닉과 표현력을 객석에서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다”고 말했다.

칠레 출신의 바리톤 크리스티안 레예스 스트라파(35)는 산티아고 시립극장에서 오페라 ‘오셀로’ ‘마술피리’의 주역으로 활동해 왔다. 그는 “지구 반대쪽에서 열리는 국제콩쿠르인 만큼 내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 줄 것으로 본다”고 밝게 웃었다.


○ 오페라무대 주역-성악 교수 등 경력 화려
이스라엘 출신의 소프라노 케렌 하다르(32·여)는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의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한 재원. 올해 독일 라인스베르크에서 열린 오페라 ‘팔스타프’에 출연했으며, 예루살렘에서 작곡가 밀시 셰리프가 그를 위해 헌정한 ‘다크 앰 아이(Dark am I)’를 세계 초연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를 다니며 각국 예술가곡을 부르는 게 꿈”이라며 “이번 콩쿠르를 통해 한국 가곡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테너 데이비드 커크패트릭(31)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극장에서 ‘세비야의 이발사’의 주역을 연기했으며, 조지아주립대 성악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1등에게 주는 5만 달러의 상금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매력적인 제안”이라며 웃었다.

바리톤 아자마트 젤티르구조프(21)는 2005년 카자흐스탄 청소년 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던 카자흐스탄의 샛별. 그는 “올해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고려인 강제이주 70주년 기념 아리랑 음악회’에 출연한 게 인연이 돼 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 “한국의 저력 보여 주겠다” 국내파 각오 다져
한국인 출전자 중에도 유럽 및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는 성악가가 많다. 바리톤 공병우(34)는 프랑스 노르웨이 스페인에서 ‘피가로의 결혼’ ‘세비야의 이발사’ ‘코지 판 투테’ 등의 주역으로 무대에 서 왔다. 그는 대회 직전까지 프랑스 몽펠리에 국립극장에서 로시니 오페라 ‘신데렐라’ 공연을 마쳤다. 소프라노 김주현은 올해 서울시오페라단의 ‘가면무도회’, 국립오페라단의 ‘잔니스키키’에서 주역을 맡았으며, 바리톤 이응광은 12월에 국립오페라단 ‘라보엠’에서 마르첼로 역으로 국내 무대에 데뷔한다. 그는 “꼭 입상해 오페라 ‘라보엠’에 많은 관객이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동아일보 2007. 11. 28(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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