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ad Korea]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한 클라라 주미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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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_concours2
작성일
2009-11-2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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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동아일보사가 공동 주최한 제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계 독일 연주자 클라라 주미 강(22, 한국예술종학교 재학)이 1위를 차지했다. 15일 개막한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는 11개국 33명이 참가했으며 12일간 열띤 경연이 벌어졌다. 25, 26일 6명이 결선을 거쳐 최종 순위가 가려졌으며, 콜라라 주미 강은 결선에서 베토벤<바이올린 협주곡>으로 1위에 올라 상금 5만 달러와 함께 음반사 낙소스(Naxos) 후원으로 데뷔 앨범을 낼 수 있는 특전을 얻었다. 2위는 러시아의 안드레이 바라노프(23, 스위스 로잔 컨서버토리 재학), 3위는 미국의 에린 키페(29, 미국 줄리어드음악원 졸업)가 차지했고, 한국 연주자 장유진(19,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과 신아라(26,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는 나란히 4, 5위에, 6위는 일본의 수기무라 가나(28,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재학)가 올랐다.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우승한 클라라 주미 강


지난 4월 26일 열린 서울국제음악콩쿠르의 결선에서 우승자 클라라 주미 강(이하 강주미)이 우승했다.강주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를 졸업하고 전문사 1학년 과정에 재학 중으로,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악대학 예비학교, 독일 쾰른, 뤼베크, 만하임 국립음악대학 예비학교, 미국 줄리어드음악원 예비학교를 거치며 김남윤, 크리스토프 포펜, 자카르 브론, 도로시 딜레이, 강효, 발레리 그라도프를 사사했다.
그녀는 12명이 겨룬 준결선에서부터 상위권에 들며 두각을 나타냈으며, 26일 마지막 순서로 결선 무대에서 베토벤 협주곡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박은성)와 협연했다. 이 곡은 결선 참가자들이 선택한 과제곡 중 가장 긴 곡으로, 강주미는 풍부한 소리와 매끄럽게 이어지는 보잉, 노련한 무대 매너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저한테 베토벤은 가장 아름다운 협주곡이고 나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막상 본선 진출 후 한번도 협연을 못한 베토벤을 선택한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보통 콩쿠르에서는 무대 경험이 제일 많고 자신있는 협주곡을 선택하는데 저는 단지 연주하고 싶은 곡을 택했으니까요. 콩쿠르에서는 화려한 곡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베토벤은 너무 조용해 콩쿠르에서 연주하기 까다롭기로 유명하거든요."
강주미는 특히 이번 대회에서 11세부터 써온 연습용 악기로 큰 홀에서도 다른 연주자에게 뒤지지 않는 풍부하고 맑은 음색을 자랑했다. "악기에 대한 불만은 많았지만, 이 악기랑 함께 많은 걸 나누고 극복했기에 한없이 사랑스러워요. 악기에게 제 이름 "클라라"에서 한 글자를 뺀 "라라"라는 이름을 붙여줬는데요. 값으로 따지면 매끄럽고 풍부한 소리를 낼 수 없는 악기지만, 악기도 숨쉬는 나무에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사랑으로 사람처럼 대하면 언젠가는 나를 따르게 될 거라 생각해 10년 간 공을 들였죠."
강주미는 베이스 강병운 서울대 교수와 소프라노 한민희의 막내로 독일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7세 때 독일의 일간지 [디 차이트]가 특집 기사로 다룰만큼 바이올린 신동으로 유명했으며, 언니 강유미는 피아니스트, 오빠 강주호는 첼리스트로 활동중이다.
"음악없이 살수 없다고 생각될 만큼 음악을 사랑해요. 지금도 온전히 제가 하고싶어 하고 있고, 한번도 음악말고 다른 직업을 상상해본 적이 없어요. 11살 때 왼쪽 새끼 손가락이 부러지는 바람에 거의 4년 악기를 쉬었고, 아직도 손 상태가 안 좋지만 음악을 천직이라 생각했기에 다시 바이올린을 시작했죠. 그 때 악기를 다시 못 했어도 음악에 관련된 직업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해요. 가족이 모두 음악을 하기에 음악에 대해 토론하고 교류할 수 있고, 또 언젠든 완벽하고 냉정한 지적을 받을 수 있어 축복이라 생각해요. 부모님 모두 성악을 하시기 때문에 연주할 때면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해요."
강주미는 일전에도 2007년 스위스 티보르 바르가 국제바이올린콩쿠르 3위, 2005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음악콩쿠르 준결선, 2005년 핀란드 장 시벨리우스 국제바이올린콩쿠르 준결선 진출 등으로 성실하게 국제 대회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지켜보던 가족들도, 그리고 그녀 자신도 흥분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저희 선생님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 그대로 '이거 아니면 죽는다'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는 최선으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6등을 하던, 예선에서 탈락하던 절대 후회 안 할 자신은 있었어요. 하지만 막상 우승자로 호명될 때는 순간 멍해졌죠. 머리 속이 갑자기 너무 복잡해져 소감을 말하라는데 그때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잘 안났어요. 친구들이 나중에 내가 말한 소감을 재연해주는데 정말 창피하더군요(웃음)."
강주미는 이번 우승으로 5만 달러의 상금과 국내외 오케스트라와 협연, 혹은 리사이틀 무대를 가질 기회를 얻었다. 또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 레이블 '낙소스'에서 음반을 녹음해 세계 65개국에서 발매하며 더 높은 곡을 향해 뻗어나갈 예정이다.
"이번 우승을 시작으로 생각하고 음악적으로 더 성장해, 질릴 때까지 연주를 많이 하고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한예종 대학원 2년 과정 1학년을 다니고 있는데요, 저는 한국으로 유학을 온거기 때문에 김남윤 교수님께 배울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많은 걸 배우고 싶어요. 이번 해에는 다른 국제콩쿠르도 도전하고 CD도 올해 안에 나올 예정이고, 국내에서 협연과 리사이틀도 잡혀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글. 이보라

월간 The Strad Korea. 2009. 6월호
Concours News & Winners(Page 98~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