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폭풍 같은 라흐마니노프·꿈길 같은 드뷔시…대구시향 정기연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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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_concour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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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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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동시대를 살다 간 러시아의 라흐마니노프와 프랑스의 드뷔시. 올해는 라흐마니노프 탄생 140주년이자 서거 70주년이며, 지난해는 드뷔시 탄생 150주년이었던 해다.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닌 두 거장의 음악을 비교해가며 들을 수 있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제395회 정기연주회 ‘드뷔시의 바다’가 26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펼쳐진다.

이날 연주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은 라흐마니노프가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시도했던 곡인 만큼 ‘피아니스트를 집어삼키는 악마적인 협주곡’으로 유명하다. 40여 분에 달하는 긴 연주시간,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클라이맥스, 숨 막히도록 현란한 피아노 솔로 기교 등은 매우 난해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영화 ‘샤인’의 수록곡으로도 잘 알려진 이 곡은 그의 피아노 협주곡 네 곡 중에서 내용이 가장 충실하고 작곡 기교에서도 완벽을 기한 최고의 작품이라 평가받고 있다.


이 곡은 2011년 제7회 서울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우승한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게오르기 그로모프가 협연한다. ‘거장의 심장을 품은 신예’라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에서도 독주회를 했던 그는 이탈리아 슈만 국제 피아노 콩쿠르 1등을 비롯해 다양한 국제 콩쿠르에서 12회 이상 우승한 실력파 연주자다. 현재는 러시아, 유럽 등지에서 정기적으로 마스터 클래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에서 국제 음악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폭풍 같은 절정의 라흐마니노프 곡에 대비되는 드뷔시의 음악은 풍부한 상상력과 환상적인 색채감을 보여준다. 드뷔시는 프랑스 작곡가로 독일 낭만주의가 유행하던 19세기에 프랑스적이고 순수음악적인 ‘인상주의’ 음악을 새롭게 확립한 인물이다.


대구시향은 먼저 ‘작은 배에서’, ‘행렬’, ‘미뉴에트’, ‘발레’ 이렇게 네 곡으로 구성돼 경쾌하고 고상한 정감이 넘치는 ‘작은 모음곡’을 들려준다. 이어 드뷔시의 명곡으로 손꼽히는 교향시 ‘바다’가 연주된다. 이 곡은 총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악장은 ‘바다의 새벽부터 낮까지’, ‘파도의 유희’, ‘바람과 바다의 대화’라는 표제를 지니고 있다. 이 표제에 걸맞게 태양이 떠오르는 수평선, 해변으로 밀려오는 크고 작은 파도 물결, 잔잔하고 평온한 바다, 폭풍우가 치는 바다 등 우아함에서부터 거친 묘사까지 다양한 주제를 그리며 드뷔시의 개성 있는 작품 색을 드러낸다. 대구시향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곽승은 “동시대를 살았으나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다른 음악 세계를 추구했던 두 거장의 명곡을 한 자리에서 들어볼 기회”라며, “애수와 열정을 품은 러시아 음악과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멋이 돋보이는 프랑스 음악을 비교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석 1만5천, B석 1만원. 학생 A석 8천, B석 5천원. 053)606-6313~4.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매일신문 2013년 4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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